이수/사당 케이크 먹어도 배 안 아픈 카페 ‘거북이’
이수역과 사당역 사이에 위치한 카페 '거북이'에 갔다!
비가 엄청 많이 온 날이었다. 친구랑 나는 오직 케이크를 위해 왔지만, 막상 들어오고 나니까 다른 사람들처럼 비를 피해서 앉아있는 형태가 되었다... 밖에 치는 비바람이 무서워 도저히 나갈 수가 없었던, 그런 날이다.
포스팅 하면서 다시 보니까 나... 사진 정말 못 찍네...
그치만 사진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맛있게 생김.
전체적으로 케이크나 카페 인테리어의 채도가 낮았는데, 이게 비건 카페라는 컨셉하고도 잘 맞고, 그날의 분위기하고도 잘 어울려서 너무 좋았다. 특히 테이블이나 의자를 라탄으로 맞춘 게 컨셉에 진심이면서도 과하지 않다는 느낌을 주었다. 라탄 엄청 비쌀 텐데...!
이건 블루베리치즈케이크, 곰팡이 핀 것처럼 찍혔다... 블루베리 크림과 단단한 치즈케이크 무스?에 밑에 쿠키가 깔려 있다. 비건 케이크라는 느낌이 그렇게 강하게 들지 않아서,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무난한 블루베리치즈케이크 맛! 물론 맛있었다.
얘는 피스타치오 라즈베리 케이크! 얘가 진짜 요물이다. 블루베리치즈케이크도 그랬지만, 조각케이크 하나하나가 굉장히 공들여 만든 느낌이 든다. 한 조각에 7,000~8,000 정도였는데, 요즘 케이크 가격 생각하면 가성비가 좋은 편인 거 같다. 아무튼 피스타치오 라즈베리 케이크, 정말 맛있었다. 사장님은 어떻게 피스타치오와 라즈베리의 조합을 생각하셨을까?
우선 피스타치오의 맛이 '진짜'다. 쿠앤크 피스타치오 맛에서 나는 그런 맛이 아니다. 재료를 아낌없이 넣은 느낌이 난다. 라즈베리도 마찬가지로, 라즈베리 그 자체에 맛이 강하진 않았지만 그래서 더더욱 피스타치오와 잘 어울렸다. 케이크 시트 부분에서 아, 비건 케이크구나 싶었는데, 비건케이크를 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이 먹으면 그 차이를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거다. 꼭 한 번 먹어보길!
다른 케이크들도 하나 같이 대단한 비주얼을 가지고 있어서 케이크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내가 장이 굉장히 약한 사람이라 케이크를 먹으면 조금 싸한 느낌이 있었는데, 비건 케이크라 그런지 속이 아주 편했다.
담번엔.. 반드시 쑥케이크를 먹을 거야...
한쪽벽면에는 이렇게 거북이 등껍질 모양의 종이에 그림을 그려서 붙여놓았는데, 손님들이 그린 건지 직원이 그린 건지는 모르겠다. 비슷한 재료와 기법으로 다양한 주제의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여기에 쓰인 종이의 질감과 색감, 보드의 질감과 색감, 알전구와 나뭇잎까지 컨셉에 맞춰 구성한 게 참 재밌었다.
선인장도 너무 감각적이야! 요즘엔 이런 거 보는 재미에 산다.
한쪽 벽이 대부분 창문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답답하지 않고 좋다. 물론 그날은 저 창문 너머로 무시무시한 비바람을 구경할 수 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테이블도 그렇고, 대부분의 테이블이 감성 카페 바이브로 허리쯤에 와있다. 예쁘긴 한데 케이크를 자꾸 흘린다! 빙수도 맛있어보였는데 그건 어떻게 먹으라고!ㅠ 때문에 노트북을 놓고 작업을 한다거나 공부를 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디저트 먹으러 오기 좋은 곳이다! 아메리카노도 고소하니 내 취향이고, 기회가 된다면 다른 음료도 먹어보고 싶다.
냅킨에 적어놓은 센스있는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끝으로 포스팅을 마친다.
카페 거북이 추천추천!!!